Miki Matsubara - Stay With Me. 그녀의 데뷔곡. 1979년에 발매된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매우 세련되었다. 극락의 순간은 0:59 부터. (KAMACHI PEACH [Miki Matsubara - Stay With Me HD (Club Mix)])

Miki Matsubara - Stay With Me. 그녀의 데뷔곡. 1979년에 발매된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매우 세련되었다. 극락의 순간은 0:59 부터. (KAMACHI PEACH [Miki Matsubara - Stay With Me HD (Club Mix)])

[Stay With Me]는 1979년 발매된 마츠바라 미키의 데뷔곡이다. 시티팝(City Pop) 장르의 대표곡으로도 유명한 곡이다. 꽤나 밝은 곡의 분위기와 달리 가사는 연인과 헤어졌던 계절을 맞이하며 그때 이별의 순간을 상기하는 내용이다. “Stay with me~” 라는 후렴은 듣기에도 경쾌하지만, 위의 영상에서는 절묘한 연출과 함께 보여지며 청량감을 선사한다.

바쁜 새해를 출근하며 야근하며 퇴근하며 정말 쉴 새 없이 들었던 것 같다. 무엇이 그토록 나를 사로잡았던 것인지 궁금해 이렇게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이 곡이 세상에 발표된 7, 80년대 일본 사회는 부유함이 거품처럼 피어 오르는 경제적 번영기, 버블 시대를 한껏 누리고 있었다. “강아지도 지폐 뭉치를 물고 다녔다”고 말하던 시대, 일본 자본이 자본주의의 성지인 미국 한복판의 부동산을 한껏 사들이며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던 시대다. 이 시기의 일본은 눈부신 경제적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사회 전반적으로 서구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먹고 입고 살아가는 방식(衣食住)의 서구화는 곧 문화적인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시티팝은 이러한 서구화와 번영의 흐름 속에서 길거리와 가라오케, 클럽을 채우던 그 때 그 시절의 노래였다.

혹자는 (그리고 나는) 시티팝을 들으면 네온 사인이 거침없이 빛나는 빌딩 숲과 그 아래를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

혹자는 (그리고 나는) 시티팝을 들으면 네온 사인이 거침없이 빛나는 빌딩 숲과 그 아래를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

혹자는 시티팝을 들으면 네온사인이 거침없이 빛나는 빌딩 숲과 그 아래를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 네온 사인의 화려함과 현대인의 경쾌한 유속은 그때 그 시절의 모습 그 자체이니 적당한 감상이지 싶다. 하지만, 이 정의하기 어려운 장르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뒤따르는 약간의 씁쓸함 일테다. 일본의 7, 80년대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던 시기는 아니었다. 명이 있다면 암이 있을 테고, 빠른 것 뒤에는 뒤처지는 것들이 있듯이 당시 일본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를 겪고 있었으니. 이러한 맥락에서 시티팝의 달콤함은 (아주 약간일지라도) 씁쓰름함이 가미될 것이다.

어쩌면 이 장르는 태생적으로 많은 것이 뒤섞이고, 이전과는 너무나 많은 것이 급격하게 달라진 그 시절을 반영하지 않았을까? 막연한 희망에, 적당한 낯섦에, 대범한 미래에 대한 기대와, 변화 속에서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시티(City)라는 이름답게 이 얼마나 도시적인가 생각해본다. 시티팝의 서사가 결국 거대한 도시 속의 ‘나’에 대한 오롯한 고민으로 끝내는 것은 이것 때문일지도. 재즈의 여유로움이라는 베이스에 도시적인 비트와 전자음이 섞인 ‘퓨전’ 이라는 이 장르의 특성은 이렇게 드러난다.

이런 시티팝은 괜히 맛있는 술 한잔과 함께하고 싶다. 한잔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 진짜 맛있어야 한다. 소주는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씁쓸하다. 무언가 털어 넣어야 하는 술 말고 느긋하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이면 좋겠다. 맥주도 시원하고 좋지만 조금은 분위기가 아쉽다. 그렇다고 와인을 먹자니 이건 너무 거창하다. 위스키는 좀 어렵다.

우롱차의 구수한 향을 음미하다, 위스키 향이 탁월하게 올라오는 우롱 하이볼. 이 곳은 종로3가 보쌈 골목에 위치한 ‘라우드플레이리스트’다.

우롱차의 구수한 향을 음미하다, 위스키 향이 탁월하게 올라오는 우롱 하이볼. 이 곳은 종로3가 보쌈 골목에 위치한 ‘라우드플레이리스트’다.

그렇다면 하이볼은 어떨까? 토닉 워터를 섞어 레몬을 몇 번 두른 청량한 하이볼도 좋지만, 우롱차의 구수한 향을 음미하다 위스키의 향이 탁월하게 올라오는 우롱 하이볼이면 더 좋겠다. 그건 파는 곳도 흔치 않으니, 더욱 더 **‘아지트스러운 공간’**이라 더 좋을 것 같다.

신디사이저의 찌릿함이 충분히 가득 찰 수 있게 너무 크지 않고, 시티팝의 뾰족한 전자음을 부드럽게 쳐내며 공명하는 목재가 많이 쓰인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괜히 사장님과 한 마디 나눌 수 있는 다찌석에 앉을 수도 있는. 안주는 무엇이든 만들어 주실 테니, 적당한 거로 시키던가. 대신 쉽지 않은 하루였을 테니 쉬이 넘어가는 것으로 시킬련다. 야키소바 같은 거면 좋겠네. 어김없이 과식도 할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