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2년 4월 16일, 클류치의 마지막 날 작성한 글을 일부 수정하였다.

성균관대학교는 북악산 기슭에 위치하여 있다. 자연스럽게 등교는 등산과 유사어가 되었다. 마을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조금은 수월했다. 내리막길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터벅터벅 내딛게 되었고.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내리막길을 터벅터벅 내려와 철문을 나오고 길을 걷다 보면 클류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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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좋은 원두를 써서 상큼하고, 그래서 고소한 우유와 선보이는 플랫 화이트는 깔끔하고 크리미하다. 블루큐라소 시럽을 넣어서 마지막에 단맛이 치고 올라오는 만리포 커피도 있다. 맥주의 탄산과 함께 유자향이 터지는 유자맥주는 클류치의 시그니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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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이 공간이 제법 그립다. 얼마 전에, 시티팝에 대한 글을 쓰며(📌보기) 하이볼과 함께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맛있는 하이볼을 태워주는 공간은 많고, 내가 태울 수 있는 돈도 대학생이나 갓 직장인일 때보다는 여유로울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내가 한 잔의 산토리 하이볼을 마실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클류치의 하이볼 한 잔을 주문할 것이다. 얼려 둔 잔에 토닉과 위스키를 섞고 레몬즙을 눈 앞에서 경쾌하게 뿌려주던 그 하이볼.

프로즌 다이키리를 마시며 우리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카페 한 켠에 두고 그가 말했던 “My Daiquiri in El Floridita and my Mojito in La Bodeguita. (나의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서,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서.)” 를 되뇌이곤 했다.

프로즌 다이키리를 마시며 우리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카페 한 켠에 두고 그가 말했던 “My Daiquiri in El Floridita and my Mojito in La Bodeguita. (나의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서,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서.)” 를 되뇌이곤 했다.

아주 짧은 기간 선보였던 프로즌 다이키리도 정말 최고였다. 곱게 간 얼음에 하바나 클럽(Havana Club) 럼을 따르고 레몬을 뿌려 경쾌한 럼 향에 상큼한 레몬향이 폭발하는 그 한 잔이면 더위와 퇴근의 피로감이 말끔하게 가시곤 했다. 최근에 방문한 안국의 어느 바에서 시킨 다이키리 한 잔이 강렬한 추억을 불러들였다. 그 때 클류치에서 우리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카페 한 켠에 두고 그가 말했던 “My Daiquiri in El Floridita and my Mojito in La Bodeguita. (나의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서,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서.)” 를 되뇌이곤 했다.

우리는 헤밍웨이가 될 수는 없지만, 이곳은 엘 플로리디타가 될 수 있으니까.

이 당시에는 바질을 키웠었다. 집에서 몇 잎을 떼어서 클류치로 가져가 크림치즈에 섞어 바질크림치즈 크로플로 만들어먹곤 했다. 내가 처음으로 진행한 팝업스토어였다. (좌) 당시 클류치는 좋은 술과 음료에 곁들일 사이드 메뉴를 한창 고민하고 있었다. 도움이 될까 하여 만들었던 에그인헬. 맛있었다, 정말로. (우)

이 당시에는 바질을 키웠었다. 집에서 몇 잎을 떼어서 클류치로 가져가 크림치즈에 섞어 바질크림치즈 크로플로 만들어먹곤 했다. 내가 처음으로 진행한 팝업스토어였다. (좌) 당시 클류치는 좋은 술과 음료에 곁들일 사이드 메뉴를 한창 고민하고 있었다. 도움이 될까 하여 만들었던 에그인헬. 맛있었다, 정말로. (우)

클류치는 내가 많은 것을 고민할 수 있게 해준 실험의 장였다. 클류치는 성균관대학교와는 정말 가까웠지만 (사실 산을 내려와야 했지만) 4호선 혜화역과는 멀었다. 이는 학생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학교에 활발함이 가득한 학기 중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방학이 되어 학교 앞이 한적해졌을 때는 문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건 이 곳이 매일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들로 북적였다는 점이다.